우리 회사는 AI 초심자일까, 챔피언일까
AI 도입을 하나의 비율로 보지 않고 디지털 성숙도, 활용 복잡성, 적용 범위로 진단하는 OECD의 중소기업 분류체계를 실무 관점에서 풀어봅니다.
우리 회사는 AI 초심자일까, 챔피언일까
AI를 쓰는 기업과 쓰지 않는 기업으로만 나누면 중요한 차이를 놓친다. 어떤 기업은 이메일의 스팸 차단처럼 내장된 AI를 거의 의식하지 않고 사용한다. 어떤 팀은 공개형 생성 AI로 콘텐츠 초안을 만들고, 또 다른 기업은 자체 데이터에 맞춘 모델을 여러 부서의 의사결정에 연결한다. 모두 AI 도입 기업이지만 필요한 인프라와 역량, 마주하는 장벽은 같지 않다.
OECD가 제안한 AI 도입 기업 분류체계는 이 차이를 정책 설계에 반영하기 위한 도구다. 기업을 단순한 도입 여부가 아니라 디지털 성숙도와 각 기업이 마주한 도전·기회에 따라 살펴본다. 핵심 전제는 AI 도입이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곧게 올라가는 선형 과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은 필요와 자원에 따라 여러 활용 범주를 오가며 반복적으로 진화한다.
AI 전환을 읽는 세 가지 축
첫째는 디지털 성숙도다. 조직이 디지털 기술을 운영, 전략, 문화에 얼마나 통합했는지를 뜻한다. 도구를 보유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인력의 스킬, 리더십, 혁신에 대한 개방성처럼 기술을 실제로 사용하는 데 필요한 인적·조직적 역량까지 포함한다.
둘째는 AI 활용의 복잡성이다. 일상 소프트웨어에 포함된 내장 기능에서 공개된 기성 모델, 기업 필요에 맞춘 시스템, 고급 파운데이션·멀티모달 모델과 에이전트형 시스템 같은 프런티어 활용까지 기술적 깊이와 목적을 살핀다. 복잡한 활용이 언제나 정답이라는 뜻은 아니다. 기업의 특수한 필요와 데이터·컴퓨팅·투자 역량에 맞는 수준인지가 중요하다.
셋째는 AI 적용 범위다. 개인이나 한 팀의 고립된 실험인지, 소수 기능을 지원하는지, 여러 부서가 데이터와 거버넌스를 공유하는지, 전략과 운영 전반에 통합됐는지를 본다. 같은 도구라도 한 사람의 사용에 머무는 경우와 전사 워크플로에 연결된 경우의 조직적 효과는 다르다.
표 1. 제안된 분류체계의 핵심 차원
| 차원 | 정의 |
|---|---|
| 디지털 성숙도 (Digital maturity) | 조직이 디지털 기술을 운영·전략·문화에 얼마나 완전히 통합했는지를 반영한다. 도구의 기술적 도입뿐 아니라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데 필요한 인적·조직적 역량(인력 스킬, 리더십, 혁신에 대한 개방성 등)을 포함한다. |
| AI 활용의 복잡성 (Complexity of AI use) | 사용하는 AI 도구의 기술적 깊이와 의도된 목적을 가리킨다. 일상 소프트웨어에 내장된 AI 기능과 "기성(off-the-shelf)" 모델부터 고급 맞춤형 시스템과 프런티어 AI 배치까지 폭넓은 응용을 아우른다. |
| AI 적용 범위 (Scope of AI application) | AI 도구가 기업 내부 기능과 프로세스 전반에 얼마나 통합되어 있는지를 가리킨다. 개별 직원·팀의 고립적 사용부터 운영과 전략적 의사결정을 모두 지원하는 전사적 통합까지 도입의 폭을 포착한다. |

세 축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다. 디지털 성숙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AI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고, 성공적인 AI 배치는 다시 인프라 업그레이드, 데이터 관행 개선, 내부 역량 개발을 촉진한다. 디지털 성숙도는 AI 도입의 전제조건인 동시에 결과인 셈이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사용하는 기업의 AI 활용률이 더 높다는 근거도 AI와 지원 디지털 기술의 상호의존성을 보여준다.
기업 간 준비도 차이는 실제 선택을 제한한다. G7의 AI 도입 기업 800곳을 대상으로 한 2022~23년 조사에서 디지털·데이터 준비도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특히 소규모 제조기업은 필요에 맞는 공급업체를 찾기 어렵고, 양질의 데이터와 디지털 준비도가 부족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어렵다는 장애물을 겪었다. 자원이 제한된 많은 기업이 기성 모델을 택하는 반면, 일부는 사내 개발이나 기존 도구의 맞춤화를 추진한다. 프랑스에서는 AI를 사내 개발한 기업이 외부 조달 기업보다 도입 수익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적용 범위와 복잡성을 단계로 나누기
AI 적용 범위는 다섯 단계로 볼 수 있다.
- 없음: 전략과 운영에서 AI를 사용하지 않는다.
- 고립적: 개인이나 팀이 탐색 또는 개념 검증을 위해 단일 사례에 적용한다.
- 기능적: 소수 기능에서 개별 업무를 지원하지만 통합 인프라는 없다.
- 기능횡단적: 대부분의 부서가 다수 도구를 쓰며 공유 데이터와 초기 거버넌스를 갖춘다.
- 전사적: 사실상 모든 기능에 AI를 내재화해 전략과 운영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표 2. AI 적용 범위
| 구분 | 설명 | 예시 |
|---|---|---|
| 없음 (None) | 중소기업이 전략적·운영적 차원에서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음 | 종이 기반 기록 관리에만 의존하는 동네 약국 |
| 고립적 (Isolated) | 특정 개인·팀이 탐색이나 개념 검증 목적으로 단일 활용 사례에 AI를 적용 | 고객서비스팀이 다른 시스템과의 통합 없이 FAQ 처리용 챗봇을 배치 |
| 기능적 (Functional) | 소수의 기능 내에서 개별 업무를 지원하는 AI 도구를 사용하되, 통합이나 공유 인프라는 없음 | 마케팅 대행사가 캠페인 콘텐츠 초안 작성과 이미지 생성에 ChatGPT나 LeChat을 사용하지만 조율된 워크플로는 없음 |
| 기능횡단적 (Cross-functional) | 대부분의 부서에서 다수의 AI 도구를 사용하며 조율, 공유 데이터 자원, 초기 거버넌스 메커니즘이 형성됨 | 중견 온라인 소매기업이 여러 부서에 걸쳐 AI 활용: 제품 설명에 Claude, 홍보 비주얼에 Midjourney, 분석·고객 인사이트에 Shopify 통합 AI |
| 전사적 (Enterprise-wide) | 사실상 모든 기능에 AI를 내재화하여 전략적·운영적 의사결정을 견인하며, 전 인력의 활용이 뒷받침됨 | 보험사가 인수심사, 보험금 청구, 고객 유지, 가격 책정 전반에 AI를 내재화하여 통합 지능형 시스템으로 전략적 의사결정과 운영 효율화를 지원 |
활용 복잡성도 없음, 내장형, 기성, 맞춤형, 프런티어의 다섯 단계로 이어진다. 내장형은 문법 교정이나 스팸 차단처럼 사용자가 AI를 능동적으로 다루지 않을 수 있는 기능이다. 기성 도구는 창작·분석·커뮤니케이션에 공개 모델을 활용하되 내부 시스템과 통합하지 않은 경우다. 맞춤형은 자체 데이터로 훈련하거나 산업 목적에 맞게 조정한 모델이며, 프런티어는 더 강한 데이터와 컴퓨팅을 바탕으로 최첨단 시스템을 핵심 또는 기능 횡단 워크플로에 배치한 경우다.
표 3. AI 활용의 복잡성
| 구분 | 설명 | 예시 |
|---|---|---|
| 없음 (None) | 전략적·운영적 차원에서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음 | 재고 추적과 배송 일정에 종이 기반 시스템만 사용하는 가족 운영 물류회사 |
| 내장형 (Embedded) | 백그라운드에서 작동하는 내장 AI 기능이 포함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며, 사용자가 AI 자체를 능동적으로 다루지 않는 경우가 많음 | 문법 교정과 인용 서식에 Microsoft Word의 AI 기능을 사용하는 소규모 법률사무소, 스팸 차단 기능이 있는 이메일 서비스 |
| 기성 (Off-the-shelf) | 공개된 AI 도구를 창작·분석·커뮤니케이션 업무에 사용하되 내부 통합은 없음 | 다국어 마케팅 콘텐츠 초안에 Llama를 사용하는 관광 중소기업, 콘셉트 비주얼에 Gemini를 사용하는 디자인 에이전시 |
| 맞춤형 (Customised) | 자체 데이터로 모델을 훈련하거나 기성 솔루션을 산업 특화 응용에 맞게 조정하여 AI 모델을 자사 필요에 맞춤 | Cohere의 생성·검색 모델을 내재화해 워크플로를 개선하는 B2B 기업, 지역 환자 데이터 기반으로 진단 분류 모델을 파인튜닝하는 의료기관 |
| 프런티어 (Frontier) | 비즈니스 핵심 또는 업무 횡단 워크플로에 최첨단 AI 시스템을 배치하며, 통상 더 강한 데이터·컴퓨팅 기반을 요구 | 고급 멀티모달 모델로 이질적 산업 데이터를 수집·분석·요약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컨설팅사, 에이전트를 운영해 플랫폼 전반의 광고 캠페인을 자율적으로 모니터링·최적화하는 전자상거래 중소기업 |
범위와 복잡성은 반드시 함께 높아지지 않는다. 한 부서가 고도로 맞춤화된 모델을 쓸 수도 있고, 여러 부서가 상대적으로 단순한 기성 도구를 넓게 활용할 수도 있다. 이 비선형성을 인정해야 기업의 현재 위치와 다음 과제를 현실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적용 범위를 넓힐 때는 기술뿐 아니라 부서 사이의 의사결정 조율도 필요하다.

네 가지 유형이 보여주는 정책의 초점
두 축을 교차하면 네 가지 중소기업 유형이 드러난다. 활용 복잡성과 범위가 모두 낮은 AI 초심자, 복잡성은 높지만 범위가 좁은 AI 탐색 기업, 복잡성은 낮지만 범위가 넓은 AI 최적화 기업, 두 축이 모두 높은 AI 챔피언이다. 이 구분의 목적은 기업에 서열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공통된 활용 패턴을 찾아 전환 단계에 맞는 지원을 설계하는 데 있다.
분류체계 밖의 양 끝도 있다. 비사용 기업은 인식이나 디지털 준비도가 부족하거나 위험을 경계할 수 있어, AI의 기회뿐 아니라 한계도 명확히 전달하는 정보 확산이 필요하다. 반대편의 AI 우선 기업은 핵심 제품 자체가 AI를 중심으로 구축돼 혁신과 개발의 최전선에 있다. 이들의 정책 수요는 일반적인 도입 기업과 다르다. OECD의 초점은 그 사이, AI 수요가 있으면서도 활용과 배치를 더 진전시킬 여지가 큰 넓은 중간지대다.
중요한 질문은 AI를 사용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복잡성의 도구를 어디까지 연결했고 이를 뒷받침할 디지털 성숙도를 갖췄는가다.
기업 진단도 이 세 질문에서 시작할 수 있다. 현재 인프라와 인력, 리더십은 AI를 반복적으로 개선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선택한 도구의 복잡성은 실제 필요와 데이터 역량에 맞는가. 개인의 실험을 넘어 공유 데이터, 조율된 워크플로, 초기 거버넌스로 확장할 영역은 어디인가. 답을 함께 놓고 봐야 다음 투자가 기술 구매인지, 데이터 정비인지, 역량 개발인지, 조직 조율인지 구체화할 수 있다.
자료 출처
- OECD/BCG/INSEAD (2025)
- Calvino and Fontanelli (2024)
- McElheran et al. (2024)
이 글은 OECD 보고서 2장 ‘AI 도입 기업 분류체계 제안’을 바탕으로 Agentree 블로그 형식에 맞게 편집했습니다. 원문의 출처와 연구 인용은 OECD 보고서를 따릅니다. CC BY 4.0.